'개발자가 행복했던 회사' KTH의 전 부사장 박태웅씨가 텀블러에 '실수를 벌하지 말라'라는 제목의 글로 전 서정수 사장과의 이야기를 올리셨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았다. 몸 담았던 랩(NMDID)의 치프이신 이순일 교수님도 랩에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같은 내용의 발언을 하셨었기에, 평소 다른 좋은 글들을 읽을 때 보다도 더 깊게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해야할 일은 그 책임을 누구에게 지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앞으로 어떻게 비슷한 문제가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까에 있고, 그를 위해서는 실수한 사람을 찾아서 벌하는 것은 악영향을 미칠 뿐이니 절대 벌하지 말고 문제 해결 및 예방에 노력하라는 내용의 말씀으로 기억하는데, 인용한 글과 거의 같은 논조의 말씀이었다.

하지만 실험실의 멤버들을 모두 과중한 업무에 짖눌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왜 내가 다른 사람때문에 피해를 입어야 하는가?'라는 생각에 짖눌려서 이성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범인을 찾자며 핏대를 세우기 일수였다. 나는 오히려 그런 의견들과 싸워가면서 랩미팅 시간에 문제를 공개적으로 알리고 같이 해결책을 논의하는 문화를 도입하자고 주장했지만, 어떤 문제든 교수님들 귀에 들어가는 상황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 문제 외에도 대학원생들은 이상할 정도로 에고가 강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도입하는 것들을 매우 싫어해서 박태웅씨의 글 말미에 정리된 해결책인 "적절한 체크리스트와 자동화"가 들어서긴 매우 힘들었다. 나만 해도 체크리스트를 싫어해서 무시하기 일수였으며 대학원생에겐 무엇보다 중요한 문서화를 소홀히 해서 맨날 혼나면서도 끝끝내 그런 태도를 고치기 힘들었을 정도이니… (다만 자동화와 분업화는 매우 좋아했다. 자동화/분업화를 싫어하는 보수적인 선배와는 상당히 자주 다투기도 했고..^^;)

박태웅 씨의 글에서도 1년 내내 한결같이 그 분위기를 유지해 나가서야 직원들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했을정도이니 실험실에 그런 분위기를 도입하고 적용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아무리 힘들더라도 이런 가르침은 마음 깊숙히 새겨두고 항상 실천해야 할텐데, 누군가 자꾸 상기시켜주지 않으면 잊어버리게 되니 큰일이다. 내게 처음으로 이런 가르침을 주셨던 이순일 교수님과 다시 상기시켜 주신 박태웅씨에게 다시 마음 속으로 조용히 감사드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