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기전,
GoodApps(이하 굿앱스)는 춘천MBC의 박대용 기자님(
@biguse)의 제안에 따라서 만들어진 공익단체 입니다. "시민들의 제안과 참여를 기반으로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앱 또는 웹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발굴, 개발, 배포, 홍보함으로써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돕는다."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그룹 GoodApps(
www.facebook.com/groups/goodapps)에서 주 활동을 하고, 아이디어 제안이나 앱제작을 위한 홈페이지(
www.goodapps.or.kr)를 운영하고 있으며, 페이스북 페이지(
www.facebook.com/GoodApps)와 트위터(
@GoodApps_kr)를 통해 홍보하고 있습니다.
굿앱스는 좋은 취지의 운동입니다. 저는 굿앱스의 정신을 사랑합니다. 굿앱스가 창립되는 초기부터 참여하였고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요새 굿앱스의 활동을 보면 계속 회의감만 들게 됩니다.결코 좋은 미래가 상상되지를 않습니다. 딱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꼭 집어서 이야기하기 힘들었기에 괜한 착각이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불안한 느낌은 사라지지를 않고 있습니다. 고민이 길어지다 보니 조금씩 문제가 될 부분이 보이고 있어서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면, "굿앱스는 자신들이 대단한 단체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굿앱스의 멤버는 이제 400여명, 페이스북 페이지의 팬은 500여명 트위터 팔로워는 약 1000여명입니다. 굿앱스 멤버들은 대부분 페이지의 팬일 것이고, 팔로어일 것으로 생각되니, 최대한 많게 잡아야 700명의 외부인사가 굿앱스의 소식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뜻이겠죠. 그 700명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굿앱스에게 "열렬한" 지지와 관심을 갖고 있을까요?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특성상 대부분은 큰 관심없이 Like 했거나, Following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열렬히 지지하거나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면 아무런 가입에 아무런 제한이 없는데 멤버되기를 주저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사실 굿앱스의 멤버 400명도 전원이 적극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인원은 일부에 불과하지요.
정리하자면 굿앱스는 사람들의 관심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작은 비영리 단체입니다.
그럼 굿앱스의 활동은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해서 별다른 실적은 없습니다.
굿앱스 1호 앱은 '금연하고 기부하자'인데, 금연결심을 한 사용자가 흡연욕구를 느낄 때는 담배대신 스마트폰을 꺼내 앱을 실행하고는 광고를 클릭해서 광고 수익으로 기부하자는 컨셉입니다. 국내 모바일 광고의 수익률이 클릭당 100원 이상이므로 광고를 누르면 사용자는 돈 한푼 안쓰고 기부할 수 있다는 논리이지요. 좋은 아이디어이긴 합니다. 광고주가 동의한다면 말이지요.
광고주는 무언가를 홍보하기 위해서 돈을 사용합니다. 그것에 흥미없는 사람이 수익을 위해서 광고를 클릭하는 것은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아무 의미도 없이 돈을 빼앗는 것이지요. 인터넷/모바일 광고에서 그런 행위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방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광고주에게 동의받지 않고 그런 행위를 하는 것은 광고주에 대한 금전적 폭력입니다.
현재 이러한 문제로 광고비 집행이 상당량 거부되고 있고, 아이폰 버전은 앱스토어에서 내려져 있는 상태입니다. 부정 광고 클릭 이전에 사람들의 호응도 높지 않습니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1000개 이하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군요.
'금연하고 기부하자' 앱이 나쁜 앱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좋은 취지를 갖고 있고, 사용자들의 금연과 수익금의 기부라는 좋은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이루는 방법에 문제의 여지가 있었습니다.
굿앱스가 지향하는 집단지성이 그런 것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주어야 했지만 제대로 역활을 하지 못했죠. 그 당시의 분위기로는 문제가 될 부분을 살펴보고 토론하자는 분위기는 거의 없었고, 모두들 "그런 좋은 앱을 얼른 만들어서 배포하자~"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단체 내에서는 쓴소리는 전혀 없고, 단소리만 넘쳐났죠. 집단의 입장에서 자화자찬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쓴소리가 없는 집단지성은 결코 집단지성이 아닙니다. 좋은 제품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그 제품의 장점이 얼마나 훌륭한가도 중요하지만 단점/약점이 얼마나 없는지도 중요합니다. '금연하고 기부하자' 앱은 매우 훌륭한 장점을 지녔지만 그 장점이 전혀 빛을 못보게 하는 약점을 갖고 있었던 것이죠. (얼른 더 좋은 앱으로 거듭나서 원래의 장점을 빛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단점을 지적하고 그것을 개선함으로서 더 좋은 것이 탄생할텐데, 굿앱스의 집단지성에는 그런 활동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몇가지 앱이 개발되었거나 개발중에 있습니다만,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굿 앱스는 별다른 실적도 없고, 사람들의 관심을 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굿앱스에서는 굿앱스 인증제도에 대한 논의나 굿앱스 수익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는 군요. 뭐 이 논의는 초반부터 나왔던 이야기고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도 되지 않고 있습니다만, "굿앱스에 제안된 아이디어로 앱을 만들거나 굿앱스의 협력은 받은 앱은 굿앱스가 주는 로고를 달고 출시해라. 수익금이 생기면 일정부분 굿앱스 운영비로 하고, 일정부분은 기부 좀 해라."라는 이야기가 골자 입니다. 이 말은 어떻게 이쁘게 포장해서 설득력있게 말할 것인가가 논의 거리인 것이죠.
한 단체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수익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 수익을 내야한다는 아니고 미래를 위해서 천천히 생각해두자는 이야기이니 문제거리는 아닙니다만, 제가 문제로 삼는 것은 이런 논의가 오고가는 것은 외부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거추장스럽기만 하고 매력이라고는 하나도 없다는 것 입니다.
굿앱스 홈페이지에는 60개가 넘는 아이디어 제안이 있는데, 그 중 1/3은 현재의 인프라로는 굉장히 어려운 것, 1/3은 어렵지만 많은 사람의 협력을 통해서 만들 수 있는 것, 1/3은 매우 간단해서 몇명의 전문가가 뚝딱 만들 수 있는 것 정도로 나뉘어 집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 '몇명의 전문가가 뚝딱 만들 수 있는 앱'을 만드는데도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리고 아예 개발이 시작되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이죠.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개발자들, 특히 외부 개발자들이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굿앱스는 개발자들의 집단이 아닙니다. 일부 개발자들도 참여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굿앱스의 생산성이 그렇게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외부 개발자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야하는데, 개발자들에게 매력적인 단체가 아니라 비호감단체가 되기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사실 전문적인 수준의 개발자들은 본업 때문에 굿앱스 개발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는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학생 수준의 개발자들의 많은 참여가 필요하겠죠.)
다시한번 정리합니다. 굿앱스는 매우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단체지만, 별다른 실적도 없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도 못하고 있으며 개발자들에게는 비호감을 살만한 조건들을 달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들이 대단한 단체라고 자화자찬하면서 착각 속에 빠져 있습니다. 외부의 시선은 생각치도 않고 스스로를 대단하다고 착각하는 사람들 중에서 좋은 성과를 낸 사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많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사람이 착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거기에 걸맞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제가 냉정하게 현재의 굿앱스를 평가해 드리겠습니다. 현재의 굿앱스는 스마트폰 좋아하는 착한 사람들의 친목단체입니다. 굿앱스를 원래의 목적에 맞게 성장시키려는 생각이 있으시다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안된 많은 아이디어를 하나하나 구현시키기 위해서 집중해 봅시다. 공식 단체를 만들고 인증제도를 고민하고, 수익 모델을 세우는 것은 나중에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의 열정을 생각해서 제안된 아이디어들을 현실화 하기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내기 위해 움직여 봅시다.
좋은 앱들이 만들어지고 널리 퍼지면 사람들은 싫어도 굿앱스의 이름을 알게 될 것이고,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들도 많아질 것 입니다.
모두가 '개발'에 참여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제안된 아이디어들은 좋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것을 구현하기 위한 사회적인 인프라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인프라를 확보하려면 사회적인 활동도 많이 필요합니다.(전 사실 굿앱스의 역활은 이쪽이 더 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프라만 갖추어지면 개발자들은 그것을 사용하려고 들거든요.)
모두가 자신의 힘을 십분 활용해서 굿앱스에 보탤 수 있습니다.